LVMH의 선택, 3년새 6배 성장 '아워레가시'
파리 패션위크 데뷔 그리고 LVMH 럭셔리 벤처스의 투자까지. 트렌드를 쫓지 않는 '조용한 고집'으로 글로벌 럭셔리 씬을 장악한 Our Legacy.
고집이 자본을 만났을 때
만 달러(약 4,600만 유로) 돌파. 3년 만에 6배라는 수직 성장을 이뤄냈지만, 아워레가시(Our Legacy)의 공동 창업자 Jockum Hallin은 담담하게 말합니다.
"우리의 일관성이
시대정신과 합쳐졌을 뿐이다."
트렌드를 쫓지 않고 20년을 버텼더니 시장이 알아서 찾아왔다는 이 오만한 고집은, 결국 세계 최대 럭셔리 제국 LVMH의 지갑까지 열게 만들었습니다.
지금 아워레가시는 브랜드 역사상 가장 거대한 전환점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LVMH의 노크
2024년 11월, LVMH 럭셔리 벤처스가 아워레가시의 소수 지분을 인수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LVMH의 태도입니다. 그들은 아워레가시를 인수하려 하지 않고 파트너십을 택했습니다. 에메 레온 도르나 가브리엘라 허스트에게 그랬던 것처럼요.
LVMH가 이 브랜드에서 본 것은 '안정적인 전복성'입니다. 5~6년 전에 내놓은 베스트셀러가 지금도 여전히 팔리고, 로고 하나 없이 소재의 질감만으로 팬덤을 유지하는 힘. LVMH는 이 정수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아무것도 바꾸지 말 것"을 조건으로 수표를 건넸습니다. 럭셔리 피라미드 최상단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투자자들이 탄탄한 팬베이스를 가진 '중규모 브랜드'라는 새로운 티어를 공략하기 시작한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밀라노에서 파리로, Just Clothes 선언
지난 20년 동안 런웨이를 멀리하던 아워레가시의 행보는 최근 1년 사이 급격히 공격적으로 변했습니다.

FW25 "AULA" (밀라노)
담배 가게 주인이 밤에는 아방가르드한 캐릭터로 변하는 페르소나의 충돌을 다뤘습니다. 환경에 따라 변하는 인간의 다층적인 자아를 옷으로 증명했죠.
SS26 "B-Sides" (20주년)
브랜드 20주년이었지만 이들은 '향수'를 거부했습니다. 히트곡 모음이 아닌 'B-사이드'라는 이름으로, 뒤집어진 레코드판처럼 브랜드의 사적인 유머와 감수성을 룩북에 담아냈습니다.
FW26 "Just Clothes" (파리 데뷔)
그리고 마침내 지난 1월, 아워레가시는 파리 패션위크 남성복 공식 일정에 입성했습니다. 제목은 역설적이게도 '그냥 옷(Just Clothes)'. 덧없는 트렌드 대신 기계공 재킷, 1940년대 코트 같은 옷의 원형에 집중하며 자신들이 이제 '진짜 럭셔리 리그'에 들어왔음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글로벌 확장: 한국은 이미 '정복'되었다
LVMH의 자본은 즉각적인 영토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5년 10월 파리 프린탕(Printemps) 백화점에 첫 콘세션 매장을 열었고, 뉴욕, LA, 도쿄, 상하이로 이어지는 '연간 2개 플래그십' 롤아웃 계획이 가동 중입니다.
주목할 점은 한국 시장의 위상입니다. LVMH 딜 이전부터 한국은 영국과 함께 아워레가시 DTC 매출의 1, 2위를 다투는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이미 3개의 숍인숍이 운영 중인 한국 시장은, 아워레가시가 글로벌로 뻗어 나가기 전 검증을 마친 '성공 모델'이나 다름없습니다.

아워레가시의 성장은 편집숍 바이어들에게 기회이자 위기입니다.
희소성 관리의 시작
파리 런웨이 데뷔와 LVMH의 투자는 브랜드의 위상을 바꿔놓았습니다. 앞으로 홀세일 채널은 더욱 선별적으로 관리될 것이며, 단순한 상품 공급을 넘어 브랜드의 '워크숍(Work Shop)' 정신을 이해하는 파트너만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워크숍은 아워레가시가 하이프를 유지하는 가장 영리한 비밀 병기입니다.
가격 포지셔닝의 변화
투입된 자본은 수익성을 요구합니다. 에메 레온 도르가 그랬듯 아워레가시 역시 점진적인 가격 인상을 통해 컨템포러리에서 럭셔리로의 체급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