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킨백의 리세일 프리미엄이 꺾이고 있다?

흔들리는 '버킨'의 절대 서사. 대체재로 분산되는 럭셔리 마켓의 욕망.

버킨백의 리세일 프리미엄이 꺾이고 있다?
Source: Hermès

'사면 오르는 자산'

올봄, 글로벌 비즈니스 미디어들은 약속이나 한 듯 하나의 거대한 현상을 일제히 짚어냈다. 이들의 칼끝이 향한 곳은 단 하나, 영원불멸의 재테크 수단으로 불리던 에르메스 '버킨(Birkin)'의 리세일 프리미엄 하락이다. 번스타인 리서치에 따르면 버킨과 켈리 백의 리세일 프리미엄은 2022년 피크였던 2.2배에서 현재 1.4배로 내려앉았다.

여전히 정가보다는 높지만, 문제는 방향성이다. 팬데믹 당시 "리세일로 돈을 번다"며 몰려들었던 젠지(Gen Z) 투자자들의 이탈과 함께 프리미엄 거품이 서서히 꺼지고 있는 것이다.

Source: Hermès

가격은 오르는데 시장은 식는다.

에르메스는 이런 흐름에 아랑곳하지 않고 26년 1월에 버킨과 켈리 라인의 정가를 6~8%대 인상했다. 심지어 5월부터는 미국 관세 대응 명목으로 추가 인상까지 예고한 상태다.

최근 발표된 1분기 실적을 보면 핵심인 가죽제품 부문 매출은 9.4% 올랐고, 북미 지역 역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 위기로 아시아 시장이 정체되고, 중동의 지정학적 충격으로 면세 수요가 타격을 받으면서, 브랜드 최초로 외부 변수에 노출되고 있다는 불안감을 노출했다.

Source: Hermès

'독점'이 끝난 자리, 넥스트 레벨은?

블룸버그는 샤넬(Chanel)의 버지니 비아르 돌풍과 디올(Dior) 앤더슨 효과를 명시하며, 에르메스만이 누리던 절대적인 독점 서사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리세일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너무 대중화되기 전에 팔아야 하듯이 지금의 하이엔드 소비자들은 "모두가 갈망하지만 나만 가진" 새로운 피난처를 찾아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 거대한 욕망의 이동은 패션 바이어들에게 새로운 시장이 열렸음을 의미한다.

에르메스의 견고한 벽에 갇혀있던 소비자들의 예산이 다양한 하이엔드 럭셔리 라인업으로 흘러나올 타이밍이다. 로고의 위압감을 덜어내고 크래프트맨십을 강조한 프라이빗한 가죽 백, 혹은 새로운 CD 영입으로 폭발적인 팬덤을 형성 중인 하우스의 뉴 백 실루엣들이 그 대안이 될 것이다. 영원한 1등의 서사가 흔들리는 지금, 바이어의 핀셋 소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에르메스의 클래스

■ 웨이팅이 아니라 할당

에르메스는 돈이 있다고 바로 살 수 없다. 매장에서 고객의 구매 이력을 평가해 가방을 '할당'하는 구조가 이들의 지독한 희소성을 만들었다.

■ 의도적인 볼륨 통제

에르메스의 연간 성장은 6~7% 수준으로 철저히 통제된다. 프랑스 현지의 가죽 공방이 늘어나야 비로소 가방 생산이 늘어나는 구조다.

■ 1000만 달러짜리 오리지널

제인 버킨(Jane Birkin)의 오리지널 버킨 백은 2025년 소더비 파리 경매에서 1,000만 달러(약 130억 원) 이상에 낙찰되며 럭셔리 경매의 새 역사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