뎀나가 소환한 구찌의 90년대 관능미

FW26 프리마베라 컬렉션에 숨겨진 서사와 브랜드 첫 맨해튼 스니커즈부터 뱀부 백 리뉴얼 소개까지.

뎀나가 소환한 구찌의 90년대 관능미
Source: Gucci

구찌의 숨 고르기와 뎀나의 등판

2022년 폭발적인 매출 정점을 기록한 이후, 구찌(Gucci)는 브랜드의 새로운 챕터를 준비하며 안정화를 위한 숨 고르기 구간을 지나고 있다. 2026년 1분기 실적은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과정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보여주었지만, 동시에 핵심 마켓인 북미 지역에서 긍정적인 성장 신호를 켜며 반등의 기대감을 높였다.

케어링(Kering) 그룹은 이전 사바토 드 사르노(Sabato De Sarno) 체제를 거치며, 시장이 구찌에게 기대하는 것은 '조용한 럭셔리'가 아닌 특유의 폭발적인 에너지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2025년 7월, 브랜드의 DNA인 '시끄러운 럭셔리'를 가장 감각적으로 되살려낼 적임자로 뎀나(Demna)를 선택하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Source: British GQ

90년대 톰 포드의 소환

뎀나는 발렌시아가 시절의 개념적인 도발을 내려놓았다. 대신 그가 선택한 무기는 90년대 톰 포드(Tom Ford) 시대의 매혹적인 '관능'이다. 타이트한 티셔츠, 슬릭한 라미네이트 트라우저, 미니 블레이저. 알레산드로 미켈레 시대의 맥시멀리즘을 덜어내고 한결 간결하고 대담해졌다.

뎀나의 뉴 구찌는 무언가를 억지로 발명하려 하지 않는다. GG 모노그램, 뱀부 백, 재키 백 등 지난 100년간 하우스가 쌓아온 유산이 왜 구찌의 정수(Gucciness)인지를 현대적인 리얼웨이로 증명하는 데 집중한다.

Source: Reuters

런웨이 이면의 컨텍스트

지난 2월 밀라노에서 열린 FW26 "프리마베라(Primavera)" 쇼는 하우스의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준 상징적인 무대였다. 이 쇼를 둘러싼 흥미로운 맥락들은 브랜드의 내일을 읽는 좋은 힌트가 된다.

Reuters

전임과 후임의 조우
알레산드로 미켈레(현 발렌티노)가 프론트 로에 앉아 하우스의 새로운 챕터를 여는 뎀나의 첫 런웨이를 응원했다.

영리한 캐스팅
젠지(Gen Z) 아이콘과 케이트 모스 등 90년대 슈퍼모델을 동시에 세워 브랜드의 타깃 스펙트럼을 넓혔다.

바-바-붐(Va-va-voom)의 귀환
케이트 모스가 10캐럿 다이아몬드 GG 쏭(Thong)이 드러나는 블랙 가운을 입고 클로징을 장식하며, 톰 포드 시대의 대담한 섹시함을 완벽히 부활시켰다.

Source: Vogue France

희소성과 상업성의 교차점

뎀나의 직관적인 디자인은 바이어가 고객에게 훨씬 수월하게 제안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 지금 당장 주시해야 할 3가지 핵심 아이템은 다음과 같다.

  1. 맨해튼(Manhattan) 스니커즈
    농구화와 슬립온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뎀나가 구찌에서 처음 디자인한 슈즈로, FW26 시즌의 가장 중요한 상업적 키 아이템이다.
  2. 뱀부 1947(Bamboo 1947) 리뉴얼
    더 슬림해진 볼륨과 피스드 레더 핸들로 아카이브를 현대적으로 가다듬었다.
  3. 재키 1961(Jackie 1961) 업데이트
    미니 사이즈 등 가격 접근성이 좋은 엔트리 라인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