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미우(Miu Miu)의 끝없는 질주

침체기 속에도 35% 성장한 미우미우. 옷 대신 '태도'를 파는 흥행 공식과 마진이 보장된 오더 전략.

미우미우(Miu Miu)의 끝없는 질주
Source: Miu Miu

폭주하는 숫자, 그리고 프라다(Prada)와의 엇갈림

지금 전 세계 패션 씬에서 가장 빠르고 폭력적으로 성장하는 브랜드는 단연 미우미우(Miu Miu)다. 럭셔리 마켓이 수축하던 시기에도 이들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2024년 93%라는 경이로운 리테일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2025년에도 그 거대한 베이스 위에서 또다시 35%를 성장했다.

현재 프라다 그룹 전체 매출의 25%를 홀로 견인할 만큼 그 체급이 완전히 달라졌다. Lyst 인덱스 1위를 밥 먹듯 차지하고, 틱톡에서 해시태그 조회수 약 60억 뷰를 돌파한 이 거대한 파도 앞에서 바이어의 선택지는 명확하다. 어설픈 유행에 예산을 분산하는 대신, 확실하게 팔릴 이 메가 트렌드에 바잉 예산을 집중하는 것이다.

Source: Miu Miu

옷이 아닌 '태도'를 판다: 롯타 볼코바의 가속도

1993년에 런칭한 이 오래된 브랜드가 지금 왜 다시 정점에 섰을까. 2020년 합류한 스타일리스트 롯타 볼코바(Lotta Volkova)가 그 해답이다. 그녀는 베트멍과 발렌시아가에서 증명했던 '틀렸는데 맞는' 감도를 미우미우에 주입했다.

마이크로미니 스커트라는 단품이 팔린 게 아니다. 교복 상의를 짧게 자르고, 스커트를 골반 아래로 내려 입으며, 투박한 워커에 레이스 양말을 구겨 신는 그 불량하고도 우아한 '스타일링' 자체가 밈(Meme)이 되고 바이럴이 되었다. 소비자는 미우미우의 옷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제안하는 쿨한 '태도'를 산다.

Miu Miu F/W 2025 Campaign by Lotta Volkova

가방을 향한 명확한 시선, 런웨이의 영리한 밸런스

브랜드의 영리한 밸런스 감각은 2026년 4월 공개된 가죽제품 캠페인에서 잘 드러난다. 나이의 양 극단을 오가며 특유의 '태도'를 짙게 드리우던 기존의 캐스팅 결에서 살짝 벗어나, 대중적 파급력의 정점에 있는 지지 하디드(Gigi Hadid)를 모델로 기용했다. 아르카디(Arcadie)와 완더(Wander) 백이 화면을 채운 이 캠페인은, 인물(캐릭터)의 서사보다 가방(오브젝트) 그 자체의 파워를 내세워 시장의 볼륨을 넓히겠다는 명확한 방향 전환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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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런웨이의 큐레이션 역시 이러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SS26 컬렉션의 크리스털 장식 에이프런이나, FW26 컬렉션의 미니멀한 의상에 매치된 화려한 라인스톤 벨트, 버블솔 부츠의 조합이 보여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런웨이의 스포트라이트는 파격적인 의상에 쏠리지만, 실제 편집숍 매장의 안정적인 객단가를 책임질 코어 아이템은 특유의 '강인함과 달콤함'이 섞인 액세서리(ACC)와 백 라인업이라는 점이다. 화제성 높은 룩으로 트래픽을 모으고, ACC로 마진을 단단하게 방어하는 가장 효율적인 런웨이 활용법을 제시하고 있다.

Source: Miu Miu

반복되는 공식은 곧 가장 안전한 수익 창출 구간이다

브랜드의 덩치가 커지면서 업계 한편에서는 최근 쇼를 두고 "시즌 공식이 반복된다"는 차가운 평가도 조용히 돌고 있다. 매 시즌 세상을 뒤집는 파격적인 새로움이 부족하다는 평론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실무를 다루는 바이어 입장에서 이는 오히려 환영해야 할 가장 긍정적인 지표다. 트렌드를 좇아 매번 스탠스를 바꾸는 브랜드는 바잉 리스크가 크지만, 자신들의 '히트 공식'을 정립하고 이를 대중에게 반복해서 팔 수 있는 브랜드는 악성 재고를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폭발적인 붐업 시기를 지나, 이제 미우미우는 편집숍의 현금 흐름을 책임지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 구간'으로 완벽히 진입했다. 더 이상 트렌드인지 아닌지 의심할 필요가 없다. 하우스의 감도가 가장 잘 농축된 핵심 피스들을 핀셋으로 선점해 숍의 마진을 단단하게 방어할 타이밍이다.